자기설계융합전공 이수 수기
최근 박물관에서의 전시는 문헌 사료에만 의지하지 않고 다방면의 분야와 연계되어 진행됩니다. 특히 미술가, 디자이너와의 협업이 중심이 되는 전시의 비중이 점차 커지는 추세입니다. 이는 박물관·미술관·기록관·도서관 등 다양한 성격을 가진 기관들이 점차 경계가 흐려지고, 서로를 가로지르는 기획을 하고 있기 때문입니다.
이러한 흐름에 맞추어 시각언어에 대한 이해를 갖추고, 능숙히 활용할 수 있는 사학도가 되어야겠다고 생각하여 국민대학교 한국역사학과에 입학했습니다. 다른 학교에도 사학 전공이 개설되어 있으나 굳이 국민대학교를 선택한 이유는 미술, 디자인 분야에서 국민대학교가 한국에서 가장 연구 및 각종 활동이 활발하게 이루어지는 학교이기 때문입니다. 이런 국민대학교에서 사학을 전공한다면 당연히 미술, 디자인 분야와 상호 교류를 할 수 있으리라 기대하였습니다. 실제로 예술대학과 조형대학에서 진행하는 수많은 전시와 프로젝트들을 근처에서 바라볼 수 있었고, 그들과 학교 곳곳에서 교류할 기회가 꾸준히 있었습니다. 많은 시행착오를 겪긴 했으나 예술대학과 조형대학에서 꾸준히 청강 및 수강을 하였고, 교외에서는 프리랜서 디자이너로 근무해 보는 등 활동을 이어나가다 자기설계융합전공을 개설하게 되었습니다. 이렇게 탄생한 전공이 한국역사학과·미술학부 회화전공·시각디자인학과·영상디자인학과 강의로 구성된 ‘미술·디자인사학융합전공’입니다.
미술사학 전공은 이미 여러 대학 학부 과정에 개설되어 운영되고 있는데요. 그럼에도 미술·디자인사학융합전공만의 특징을 뽑자면, 미술사학뿐만이 아니라 디자인사학을 학습할 수 있게 설계되었다는 것입니다. 학부 정규 과정에서 디자인사학 과정이 개설된 대학은 한국에 전무한 상황에서 이는 나름 의미 있는 시도라 자평합니다. (대학원으로 범위를 넓히면 전문대학원 과정에서 국민대학교 테크노디자인전문대학원에 디자인콘텐츠 랩이 있고, 일반대학원 과정에서는 유일하게 국립 서울대학교에 디자인역사문화전공이 개설되어 있습니다.)
미술·디자인사학융합전공을 이수할 수 있게 되면서, 학부 재학 중에서부터 몇몇 가시적인 성과를 내고, 큰 지원을 받기도 했습니다. 한국역사학과-입체미술전공 협업으로 진행한 정릉 정든마을 주민 생애사 아트북 제작 프로그램에 참여하였고요. 한국디자인학회에서 『국가 통치 수단으로의 새마을기, 새마을훈장 디자인 연구』를 발표하기도 하였습니다. 서울시립미술관 전시 지원 공모 사업(시민큐레이터 사업)에 선정이 되어 서울시립미술관 분관 SeMA창고에서 《간식행사를 넘어서 : 2010년대 대학 총학생회 아카이브》전시를 기획·개최하는 등 학예업무를 주도적으로 진행하기도 했습니다. 이러한 노력이 인정받아 교육부-한국장학재단의 국가우수장학생 사업(인문100년장학생)에 선정되어 학비 걱정 없이 학업에 몰두하는 행운이 있기도 했습니다. 이러한 성과는 인문기술융합학부, 한국역사학과, 미술학부, 조형대학의 여러 교직원분께 도움을 받았기에 이룰 수 있었습니다. 자기설계융합전공을 통해 자신만이 하고자 하는 바를 확신하고 나아간다면, 아마 저와 같이 많은 도움과 격려를 받으실 수 있을 것입니다.
저는 현재 제가 학부에서 배운 역사학적 접근과 시각언어 이해를 바탕으로 다시 새로운 실천을 해내가기 위해 크고 작은 프로젝트들을 준비 중에 있습니다. 저의 실천이 이 글을 읽으실 국민대학교 구성원분들에게도 닿기를 기대하며 글을 마칩니다.
안녕하세요. 국민대학교 자기설계융합전공을 통하여 문화예술경영융합전공을 설계하여 승인받아 지금까지 공부해온 경영학전공 16학번 김정엽입니다. 세상은 융합형 인재를 키워내기 위하여 많은 제도와 길을 열어주었지만 실제로 자신이 하고 싶은 것이 없다면 그것이 오히려 부담이 되고 타인과의 열등감만을 부추기는 일이 될 거라고 생각했습니다. 그러나, 자기설계융합전공은 아직 대학 생활 중에서도 자신의 꿈과 비전을 세우지 못한 학우들에게까지 다양한 경험을 전공 수업의 융합을 통하여 경험할 수 있도록 평등한 기회를 제공해주었습니다.
저는 예술을 사랑하고 즐거워하지만 수학하는 경영학전공 안에서 예술경영과 관련된 공부는 할 수 없었습니다. 나름 팀팀 클래스, 창의융합프로젝트 수업 등 국민대학교에서 진행하는 다양한 융합형 수업들을 수강함으로 최선을 다해 학부 생활을 하고 있었으나 그럼에도 제가 생각하는 학문적인 기대에는 만족할 수 없었습니다. 그래서 경영학전공을 수강하면서도 따로 예술대학의 전공 수업들을 재미있게 수강함으로 대학 생활을 보내고 있던 중에 국민대학교 인문기술융합학부의 자기설계융합전공을 알게 되었습니다. 마침 대학원 과정을 통하여 예술경영을 공부해서 제가 좋아하는 예술을 많은 사람들이 누리고 또 공유할 수 있도록 전문예술경영인이 되고 싶다는 계획을 세워나갈 때였습니다.
예술대학의 비실기 전공들이 예술기획이나 문화예술에 관련된 제반 지식을 포함하고 있다는 것을 알게 된 후 이것을 적극적으로 활용하여 교과과정을 설계하기 시작했고 실제로 대학에서 제가 꿈꾸는 예술경영을 직간접적으로 경험할 수 있었습니다. 예술가들과 예술교육콘텐츠를 만들어 보기도 하고 예술기획 공모전에 참여함으로써 예술대학 전공 학우들과 사업계획들을 세워나가고 공부하며 경영의 방법론을 그곳에 적용시켜 보았습니다. 예술가들과 함께 공부하면서 깨달은 것이 정말 많습니다. ‘예술가는 누구인가?’라는 질문에서부터 출발해 산업으로서의 예술의 다양한 장르에 맞는 마케팅전략들을 고민하며 예술을 다양한 관점으로 바라보게 되었습니다.
물론, 추억도 너무나도 많았습니다. 예술가와 함께 했던 수많은 프로젝트와 융합형 수업들은 저에게 매일매일 놀이터와 같은 학기를 보내게 해주었습니다. 예술을 위한 공부가 아닌 예술과 함께 하는 공부를 대학에서 경험해본 결과는 더 깊이 공부해서 모두가 함께하는 예술이 얼마나 재미가 가득한지 알고 또 알리고 싶다는 결론이었습니다. 융합전공을 해오면서 어려운 부분도 있었습니다. 다전공과 같이 수강을 해야 해서 학업계획이 제 맘처럼 되지 않을 때도 많았고 교과목개편으로 인해 중간에 포기를 해야 하나 싶은 순간도 있었습니다. 하지만 그럴 때마다 융합전공을 함께 설계하고 수강하는 데에 많은 도움을 주신 교직원 선생님들과 담당 전공 교수님들의 지원과 격려를 받으며 끝까지 공부할 수 있었습니다. 혼자 설계하고 혼자 수학해가야 하는 막막함을 덜어주시고 저와 함께 전공을 신설하고 저의 꿈을 향해서 함께 달려와 주신 많은 분들에게 진심으로 감사드립니다.
지금은 한국예술종합학교 예술전문사(대학원) 예술경영 전공에 당당히 합격하여 학문적으로 깊이를 더욱 채우고 배워가려고 합니다. 자기설계융합전공 제도를 통하여 저의 꿈을 실현하고 더 나아갈 수 있게 된 것 같아 기쁩니다. 융합전공제도가 다양한 인턴십과 대학원 진학 등에 실제적으로 도움이 되는 나만의 스토리가 된 것을 자랑스럽게 여기며 글을 마칩니다. 감사합니다.